레위기 3장 “화목제물로 오신 주님”
2026년 3월 27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레위기 3장 “화목제물로 오신 주님” 찬송가 314, 315장
레위기는 백성이 하나님께 드릴 제사로 시작합니다. 그저께 읽은 1장에는 번제를, 어제 읽은 2장은 소제에 대해 기록합니다. 번제는 하나님을 향한 ‘전적인 헌신’을, 소제는 주님을 향한 ‘충성’을 의미합니다. 오늘 읽은, 레위기 3장이 소개하는 화목제는 그 헌신과 충성이라는 토대 위에 세워지는 ‘교제의 정점’입니다. 즉, 사람 사이의 진정한 나눔은 주님께 전적으로 자신을 드리는 제단 위에서 피어납니다.
화목제를 드리며 거룩한 불이 제물의 기름을 태웁니다. 동시에 그 곁에서 사람들은 제물을 나누어 먹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과 부정한 인간이 한 식탁에 둘러앉는다는 것은 고대 세계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불가능한 기적’이었습니다. 이 역설적인 장면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가 죄의 담을 허물었기에 가능합니다.
‘화목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고대 서아시아에서 왕 혹은 하나님을 향한 ‘인사’를 의미합니다. 즉, 화목제는 진정한 왕이신 하나님께 나아가 그분의 존재를 높여드리는 ‘거룩한 문안 인사’입니다. 우리의 예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배는 의무적인 종교 행위가 아닙니다. 하나님을 나의 참된 왕으로 고백하며, 그분의 임재를 기뻐하는 인격적인 만남이 되어야 합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4절 함께 읽겠습니다.
2 그 예물의 머리에 안수하고 회막 문에서 잡을 것이요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은 그 피를 제단 사방에 뿌릴 것이며 3 그는 또 그 화목제의 제물 중에서 여호와께 화제를 드릴지니 곧 내장에 덮인 기름과 내장에 붙은 모든 기름과 4 두 콩팥과 그 위의 기름 곧 허리 쪽에 있는 것과 간에 덮인 꺼풀을 콩팥과 함께 떼어낼 것이요
화목제 규례에서 가장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내장에 덮인 기름과 두 콩팥, 간의 꺼풀, 그리고 생명인 ‘피’를 철저히 구별하여 하나님께 드립니다. 여기서 ‘기름’은 장기를 덮고 있는 가장 귀한 지방을 의미합니다. 이는 생명력의 절정이자 풍요로움의 상징입니다.
하나님께서 ‘콩팥’과 ‘간의 꺼풀’을 제단에 바치라고 하신 데에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고대 히브리인들에게 콩팥은 인간의 가장 깊은 ‘양심과 감정’이 머무는 곳이었습니다. 즉, 우리의 가장 내밀한 진심까지 주님께 드린다는 고백입니다. 또한 간의 꺼풀을 바치게 하신 것은 당시 간의 모양으로 미래를 점치던 이방의 가증한 점술을 배격하는 조치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미래 역시 오직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고백하며 각종 무속과 점술을 단호하게 거부해야 합니다.
16~17절 함께 읽겠습니다.
16 제사장은 그것을 제단 위에서 불사를지니 이는 화제로 드리는 음식이요 향기로운 냄새라 모든 기름은 여호와의 것이니라 17 너희는 기름과 피를 먹지 말라 이는 너희의 모든 처소에서 너희 대대로 지킬 영원한 규례니라
화목제를 통해 우리가 결론적으로 명심해야 할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삶의 가장 좋은 부분인 기름과 생명의 주권을 가리키는 피는 내 소유가 아닙니다. 이러한 화목제의 규칙을 통해 인생의 성취와 앞날이 모두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할 때 비로소 진정한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를 위해 몸소 화목제물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마음에 품으시길 바랍니다. 예수님의 위대한 희생을 통해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가로막힌 죄의 담을 무너지고 영원한 생명의 식탁으로 초대받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주님의 평화를 넉넉히 전하는 화목제를 이루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기도
참 평화의 주 하나님
레위기에 기록된 화목제를 통해 하나님과 누리는 위대한 사귐을 깨닫습니다. 마치 임금에게 진심으로 문안 인사를 드리는 충직한 신하처럼, 예배를 통해 주님께 나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 삶에 가장 귀한 부분과 내밀한 양심, 그리고 생명의 근원이 오직 주님의 것임을 고백합니다. 미래를 내가 예측하고 통제하려 하기보다, 모든 주권을 주님께 맡기는 겸손과 믿음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주님을 본받아 오늘 하루도 이웃을 향해 평화를 전하고 이루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