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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12장 29~51절 “주님의 밤”

2026-02-14
새벽 묵상

2026년 2월 14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출애굽기 12장 29~51절 “주님의 밤”


마침내 열 번째 재앙이 일어났습니다. 온 이집트를 향한, 최후의 결정적인 심판입니다. 하나님께서 미리 경고하신 대로 모든 장남의 생명을 빼앗으셨습니다. 가장 높은 권력을 지닌 파라오의 왕자부터 감옥에 갇힌 비천한 사람의 아들까지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집트 사람들이 키우는 동물들의 첫 수컷도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주님의 예고가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이집트 온 땅에 “큰 부르짖음”으로 가득했습니다. 호흡이 멈춘 아들을 끌어안고 목 놓아 우는 소리가 집마다 울려 퍼졌습니다. 그 싸늘한 공기를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제국에 어두운 죽음이 가득 들어 찼습니다. 완연한 패배와 절망이 이집트를 덮쳤습니다. 


그날 밤 결국 파라오는 모세와 아론을 부릅니다. 지금까지 지나온 아홉 재앙에도 완고하게 지켰던 마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얼른 떠나라고 하였습니다. 현대인의 생각에는 다소 의아할 수 있습니다. 장남을 잃은 게 몹시 슬픈 일은 맞지만 패배를 선언할 정도로, 나라에 직접적인 위해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대인들에게는 감히 상상 못할, 훨씬 더 깊은 충격과 공포입니다. 유교 문화와 조금 비슷하게 그 때 사람들에게 장남은 단지 ‘첫 번째 아들’이 아닙니다. ‘계승’을 의미합니다. 이집트의 모든 사람과 가축의 장남이 숨을 거두었다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들이 그토록 자랑했던 화려한 종교와 문명의 파산을 선언합니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이 섬기는 주 하나님의 찬란한 승리가 드러났습니다. 32절에 보면 심지어 파라오가 모세를 향해 “나를 위하여 축복하라”라고 힘없는 목소리로 부탁합니다. 완벽한 패배 선언 입니다. 파라오 뿐만 아닙니다. 모든 이집트 사람이 두려워 떨며 이스라엘에게 떠나달라고 간청합니다. 앞서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금과 은을 안겨 주었습니다.


마침내 이스라엘은 출애굽 여정을 떠납니다. 무려 430년에 걸친 노예 생활이 끝났습니다. 무거운 속박과 억압의 사슬이 끊어졌습니다. 성인 남자만 60만명이 되는 거대한 무리가 가나안을 향해 떠났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 뿐만 아니라 다른 이방 민족들도 동참했습니다. 그 모습을 성경은 이렇게 묘사합니다. 42절 함께 읽겠습니다.


42 이 밤은 그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심으로 말미암아 여호와 앞에 지킬 것이니 이는 여호와의 밤이라 이스라엘 자손이 다 대대로 지킬 것이니라


새한글 성경으로 제가 다시 읽어 드리겠습니다.


42 그날에 '여호와께서 밤을 지새우며' 그들을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나오셨다. 이는 여호와의 밤이다.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이 대대로 깨어서 지켜야 할 밤이다.


성경의 저자는 위대한 해방의 여정을 시작하는 감격적인 순간, 이 책을 읽는 사람이 분명히 명심해야 할 사실을 명확히 서술하였습니다. 출애굽은 모세의 영웅적인 지도력으로 이뤄낸 성과가 아닙니다. 백성의 하나된 힘으로 성취한 결과도 아닙니다. 철저히 하나님께서 앞장서 이뤄내신 사건입니다. 주님께서 ‘밤을 지새우며’ 행하신 구원입니다. 한 마디로 “야훼의 밤”, “주님의 밤”입니다. 모든 이스라엘이 이 밤을 해마다 깨어 지켜야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를 죄악에서 구원하신 십자가와 부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죄인인 우리에게는 영원한 죽음과 저주를 이겨낼 힘이 전혀 없습니다. 하나님의 아들께서 몸소 이 땅에 사람으로 오셨습니다. 성목요일, 고난의 밤을 거쳐 숨을 거두시고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찬란한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그 나라를 이 땅에 이루는 여정으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인생의 온갖 위기와 시련을 뚫고 가까이 오시어, 앞장서 나가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 나가십니다. 이와 같은 놀라운 사랑을 대대로 기억하며 인생의 걸음을 주님께 맡기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기도

참 능력의 주 하나님

밤을 지새우며 이집트 땅에서 백성을 데리고 나오신 모습을 말씀으로 확인합니다. 마찬가지로 저희를 죄악에서 구하시기 위해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이루신 위대한 구원을 바라봅니다. 날마다 감격으로 받아들이게 하여 주시옵소서. 무너져 내릴 이집트의 부귀영화가 아니라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삶의 중심으로 삼고, 주님의 다스림을 따라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인생의 깊고 깊은 밤을 지날 때, “주님의 밤”을 기억하며, 어둠을 헤치고 영광의 빛을 향해 나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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