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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13장 “먼 길을 나서며”

2026-02-19
새벽 묵상

2026년 2월 19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출애굽기 13장 “먼 길을 나서며” 찬송가 430, 433장


출애굽 여정을 나선 이스라엘은 또 다른 민족적 과업을 눈앞에 두었습니다. 파라오와 이집트의 억압에서 벗어나는 걸로 끝이 아닙니다. 이제 광야를 지나야 합니다. 새로운 역경을 이겨내야 합니다. 모세는 자기를 향해 기대를 거는 수많은 백성의 눈앞에 서 있습니다. 막중한 부담감이 그의 어깨를 짓누릅니다. 


모세는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요? 크게 두 가지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낙관 혹은 비관입니다. 이제 그들이 누릴 자유와 언젠가 다다를 가나안 땅의 풍요를 언급하며 그들의 가슴을 더욱 부풀게 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이제 광야에서 헤쳐가야 할 난관을 경고하며 백성의 마음가짐을 강하게 붙잡을 수도 있습니다. 모세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영역을 언급합니다. 14절 함께 읽겠습니다. 


14 후일에 네 아들이 네게 묻기를 이것이 어찌 됨이냐 하거든 너는 그에게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그 손의 권능으로 우리를 애굽에서 곧 종이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내실새


모세는 가나안 땅에서 처음 얻은 짐승의 첫 새끼를 바치는 예식을 알려줍니다. 열 번째 재앙 때 이집트의 모든 장자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재앙에서 벗어났습니다. 이 놀라운 은혜를 거듭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그 이유가 중요합니다. 바로 신앙 전수입니다. 자녀들에게 출애굽의 은혜를 거듭 일깨워야 합니다. 이미 앞서 12장에서 유월절 규례를 정하며 분명히 강조한 내용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받은 자유를 지키고 이어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대를 이어 함께 기억하는 교육입니다. 


여기에 담긴 심오한 진리를 17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7 바로가 백성을 보낸 후에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은 가까울지라도 하나님이 그들을 그 길로 인도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이 백성이 전쟁을 하게 되면 마음을 돌이켜 애굽으로 돌아갈까 하셨음이라


새한글 성경으로 다시 읽어드리겠습니다.


17 파라오가 백성을 내보내 주었을 때, 하나님은 그들을 필리스티아 사람들의 땅을 거쳐 가는 길로 이끌지 않으셨다. 그 길이 가깝지만, 하나님은 이렇게 생각하셨기 때문이다. ‘이 백성이 전쟁에 말려들면 나온 것을 후회하여 이집트로 돌아가려 할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이집트의 속박에서 구하시고 지름길로 가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전쟁에 휘말려 후회하며 이집트로 되돌아갈 것을 우려하셨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백성이 흔들릴 겨를 없이 하나님께서 그들의 결심을 견고하게 세우면 되지 않으실까요? 모든 두려움이 사라지고 굳센 용기로 사로잡으면 되지 않으셨을까요? 그러지 않으시고 왜 그들의 연약함 그대로 내버려 두시며 긴 시간을 돌아가게 하셨을까요?


주님께서는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성장할 수 있는 자유”를 주시기 때문입니다. 인간 본성에 개입하지 않고 긴 시간 참고 기다려 주셨습니다. 당신의 속도를 강요하지 않으셨습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을 향해 반항하고 배반할 권한까지 주셨습니다. 그러한 이스라엘 백성이, 그리고 우리가 미숙함과 두려움을 안고 이겨내며 인생 여정을 슬기롭게 지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미 정답을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신 구원 이야기를 듣고 또 전하는 데 있습니다. 길을 나서기 전, 자녀들을 향한 신앙 전수를 거듭 강조한 이유입니다. 기억이 우리를 살립니다. 모든 사람은 연약하기에 불안과 염려에 사로잡힙니다. 길을 멀리 돌아가고 심지어 이집트에 다시 들어가려고도 합니다. 하지만 백성을 죄악에서 구하시려 행하신 주님의 놀라운 은혜를 명심할 때, 비록 흔들릴지언정 마침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날마다 십자가와 부활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하신 하나님 나라를 항상 마음 깊이 품어야 합니다. 복음 만이 우리에게 참된 길을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도 혼탁한 인생의 모래바람 가운데, 주님의 사랑과 구원을 선명히 기억하며 묵묵히 걸음을 내딛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기도

생명의 길을 열고 보이시는 주 하나님

끊임없이 흔들리고 방황하는 저희를 질책하지 않으시고 잠잠히 기다리시는 놀라운 사랑을 바라봅니다. 주님의 깊은 뜻을 마음에 품고 신뢰하며 하루하루 나아갑니다. 믿음과 구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또한 들려주는 복된 가정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혼탁한 세상 속에 하나님의 은혜를 인생의 기준으로 붙잡고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참고문헌: 조너선 색스, 『랍비가 풀어내는 출애굽기』(고양: 한국기독교연구소, 2025) 107~113, 1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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