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3장 “사랑이라는 해답”
2026년 7월 15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신명기 3장 “사랑이라는 해답” 찬송가 304, 310장
모세는 구약성경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노예살이하던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구하고 율법을 선포한 영웅입니다. 하지만 정작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그 이유입니다. 바로 민수기 20장 2~13절에 기록된 ‘므리바 사건’입니다. 목마른 백성이 몰려와 모세와 아론을 원망했습니다. 분노한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스르고 지팡이로 바위를 내리쳤습니다. 그 행동 때문에 준엄한 심판을 받았습니다.
이 상황이 이해되십니까? 모세가 분명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랜 소원인 가나안 땅을 밟지 못하게 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합니다. 그런 까닭에 모세는 한 참 시간이 흘러 가나안 입성을 앞둔 백성을 향해 이 사건을 다시 언급합니다. 그러면서 억울함과 원망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본문 25~26절 다함께 읽겠습니다.
25 구하옵나니 나를 건너가게 하사 요단 저쪽에 있는 아름다운 땅, 아름다운 산과 레바논을 보게 하옵소서 하되 26 여호와께서 너희 때문에 내게 진노하사 내 말을 듣지 아니하시고 내게 이르시기를 그만해도 족하니 이 일로 다시 내게 말하지 말라
모세의 마음을 쉽게 공감합니다. 누구나 삶 속에서 온갖 좌절을 경험하며 분노하기 때문입니다. 별거 아닌 실수 탓에 그동안의 헌신과 노력이 모두 무시당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하나님의 드넓은 사랑이 마치 거짓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주님을 앞으로도 더욱 신뢰해야 하는지,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회의감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므리바 사건은 성경의 대표적인 난제가 되었습니다. 정확한 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매우 인상적인 일을 예전에 경험하였습니다. 그 때 제가 섬긴 교회에서 성도님과 함께 모세오경을 공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오늘 본문에 나온 므리바 사건 난제에 대해 설명 드렸습니다. 그런 다음 모세가 왜 가나안에 못 들어갔는지, 그 이유에 대해 각자 의견을 여쭈어봤습니다. 다양한 생각이 오갔습니다. 잠시 후 평소 조용히 계시던 은퇴 권사님 한 분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 생각에는 하나님이 모세를 참 사랑해서 그러신 것 같습니다. 만약 모세가 가나안으로 들어가면 출애굽을 완성한 공로로 사람들의 지나친 열광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우상이 되면 그 자신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불행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세를 사랑하신 하나님은 그 비극을 막으시려고 가나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으신 게 아닐까요?”
하나님께서 모세의 오래고 간절한 소원과 달리 가나안에 못 들어가게 하신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한결 같이 사랑하셨습니다. 그런 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 이스라엘의 우상이 되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었습니다. 우상은 하나님의 손에 의해 반드시 깨어지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모세의 가나안 입성과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적어도 이 기도만큼은 응답해 주시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소망이 누구에게나 알게 모르게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대가 크면 클수록 좌절도 깊고 쓰라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절망에 사무쳐 몸부림칠수록, 성경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가장 위대한 진리에 온 몸과 마음으로 귀 기울이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다만 하나님의 사랑법이 연약한 죄인인 우리의 생각과 다를 뿐입니다.
그러므로 저마다의 가나안을 눈 앞에 두고 더 이상 걸음을 내디딜 수 없을 때, 그 허무함과 씁쓸함에도 불구하고 더욱 감사하시길 바랍니다. 우리를 너무나 잘 아시고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어리석은 소원을 넘어서는 진정한 은혜의 길로 신실하게 이끌어 주실 줄 믿습니다.
기도
참 사랑의 주 하나님
인생이라는 광야 길을 지나며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만납니다. 그 가운데 하나님의 뜻이 흐릿하게 보일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주님을 향해 원망이 솟구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신뢰합니다. 주님의 사랑을 통해 나 자신과 가정과 삶을 돌아보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난제를 넘어서는 사랑을 항상 마음에 품고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