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6장 “하나님을 사랑하라”
2026년 7월 21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신명기 6장 “하나님을 사랑하라” 찬송가 314, 315장
오늘 새벽 함께 펼친 신명기 6장은 묘하게 지난 주일 말씀과 같은 본문입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마침 구약 성경 전체를 통틀어 가장 근본이 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 핵심인 쉐마 말씀을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4, 5절을 함께 봉독하겠습니다.
4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5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모세는 이스라엘을 향해 “들으라!”고 힘 있게 선포하며 온 백성의 귀를 여십니다. 그리고 곧장 주님을 이렇게 증언합니다. 바로 “우리 하나님 여호와”입니다. 원어를 그대로 옮기면 “야훼 우리 하나님”입니다. 여기서 ‘야훼’는 하나님의 살아계신 인격을 담아낸 이름입니다. 모세는 그 야훼께서 바로 ‘우리 하나님’이라고 선포합니다. 당신 자신을 “너희 하나님”으로 내어 주신 주님께 드리는 신앙의 자연스러운 화답입니다.
그렇다면 오직 하나이신 “우리 주 하나님” 앞에서 그분의 백성은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요? 그 답은 “사랑”입니다. 여기서 "사랑하라"로 옮겨진 히브리어 동사는 〈아하브〉입니다. 신명기에 무려 스물세 번이나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단순한 감정이나 종교적 의례가 아니라, 고대 세계의 조약 언어에 뿌리를 내린 사랑입니다. 고대 근동의 강대국이 봉신 국가와 언약을 맺을 때, 그들은 대왕을 ‘사랑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이때 '사랑'이란 오직 한 주군을 향해 바치는 변함없는 충성과 온전한 헌신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이 명령은 실로 혁명적인 선언입니다. 고대의 평범한 백성은 자기가 속한 신하 국가의 왕을 통해서만 대왕 앞에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명기는 그 질서를 완전히 뒤엎습니다. 이스라엘은 중간에 그 어떤 권력자 없이 야훼 앞에 직접 나아갑니다.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는 사랑의 부르심이 온 백성 개개인에게 주어집니다. 유일하신 하나님과의 인격적이고 직접적인 관계로 초대된 것입니다.
주님의 백성은 구체적으로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히브리어 각 단어를 살펴보면 그 뜻이 한층 선명해집니다. 마음(레바브)은 히브리어에서 인간의 사유와 의지와 정서가 함께 깃든 내면의 핵심입니다. 뜻(네페쉬)은 생명 그 자체, 숨 쉬고 살아가는 존재 전체를 아우릅니다. 힘(메오드)은 지닌 모든 자원과 역량의 총체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사랑의 본질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친히 우리를 향해 그와 같은 전폭적인 사랑을 먼저 보여 주셨기 때문입니다. 지극히 연약하고 자격 없는 우리에게 주님께서 ‘너희 하나님’으로 찾아오셨습니다. 그 절정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하나님의 아들께서 저주의 자리에서 홀로 나무에 달리셨습니다. 참으로 처절하고 고독한 희생으로 당신의 전부를 쏟아내셔서 그 사랑을 몸소 증명하셨습니다. 이토록 절절하게 ‘너희 하나님’이 되고자 하시는 주님의 마음이 그 십자가에서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나라 복음에 담긴 그 찬란한 사랑을 가슴에 새기고, 그 사랑을 닮아 살아야 합니다. 온 인격을 다해 하나님께 드리는 사랑은 감정에 휩쓸린 일시적 감동이 아닙니다. 의무로 떠맡은 종교적 수행도 아닙니다. 사람들 앞에 드러내어 인정받으려는 율법주의는 더더욱 아닙니다. 주님을 향해 온 마음으로 ‘우리 하나님’이라 고백하며, 그 뜻을 따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랑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 하나님을 향한 참된 사랑을 삶으로 고백하며 걸어가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살아계신 주 우리 하나님,
이 새벽 쉐마의 말씀 앞에 다시 섭니다. 유일하신 야훼 하나님께서 몸소 먼저 저희 하나님이 되어 주셨음을 고백합니다. 마음의 중심과 생명의 전부와 가진 모든 것을 다해 주님을 사랑하기 원합니다. 오늘 하루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그 사랑의 고백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십자가에서 전부를 쏟아내신 주님의 사랑에 붙들려, 진실한 마음으로 ‘우리 하나님’을 부르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