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19장 “이웃 사랑”
2026년 4월 24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레위기 19장 “이웃 사랑” 찬송가 453, 455장
레위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논할 때 흔히 16장과 19장을 거론합니다. 며칠 전에 읽었던 16장은 ‘대속죄일’에 대해 설명합니다. 레위기의 흐름과 구조를 볼 때, 온 백성의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끝없는 사랑을 드러내는 핵심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 읽은 19장은 레위기를 넘어 구약성경, 더 나아가 성경 전체의 중심 주제를 드러냅니다. 바로 이웃 사랑입니다.
관련해서 레위기 19장이 하나님을 부르는 이름을 주목해야 합니다. 2절 함께 읽겠습니다.
2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모든 이스라엘을 향해 “거룩하라!”라고 선포하십니다. 그러면서 그 말씀의 주체인 당신 자신을 가리켜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라고 부르십니다. 가볍게 지나갈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호와’는 주님의 인격을 담은 고유 명사, ‘하나님’은 신을 가리키는 보통 명사입니다. ‘이순신’, ‘장군’을 예로 들면 이해하시기 더 편할 겁니다. ‘이순신’은 임진왜란 때 활약한 영웅 개인의 이름입니다. ‘장군’은 그가 지닌 지위를 부르는 호칭입니다.
하나님은 ‘여호와’라는 당신의 내밀한 이름을 직접 언급하십니다. 그러면서 “너희 하나님”이라고 의미를 덧붙이십니다. 이것이 우리가 믿는 주님께서 스스로 이해하는 당신의 정체성입니다. 그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입니다. 자녀들의 삶과 무관하게 저 우주 멀리 존재하지 않으십니다. “너희의 하나님”이 되시고자 부둥켜 안아 주십니다.
그 하나님은 우리에게 ‘거룩’을 명령하십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삶으로 실천해야 할 여러 구체인 율법을 말씀하십니다. 그 절정은 18절입니다. 함께 읽겠습니다.
18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
하나님은 이웃을 자기 자신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웃은 주위에 사는 평범한 사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원수’를 지칭하십니다.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억울하게 당한 아픈 상처가 있습니다. 얼굴도 보기 싫습니다.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너무나 어려운 숙제입니다. 하지만 이웃을 사랑할 때 비로소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을 온전히 닮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몸소 본을 보이셨기 때문입니다.
관련해서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직접 인용하셨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어느 계명이 가장 크냐는 어느 율법학자의 질문에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2장 39절을 새번역성경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39 둘째 계명도 이것과 같은데,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한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 사랑과 더불어 이웃 사랑이 성경 전체의 핵심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단지 말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죄인을 품으시고 십자가 위에서 죽임 당하셨습니다. 온 세상을 덮친 암흑을 껴 안으시고 세상에 생명을 널리 퍼뜨리셨습니다. 주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진정 바라시는 삶의 근본 태도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거룩은 율법 문자를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게 아닙니다. 말씀에 담긴 우리를 향한 사랑을 온전히 깨닫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도무지 사랑할 수 없는 사람까지 품고 용서하는 실천입니다. 물론 너무나 어렵고 힘듭니다. 하지만 그 길 끝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놓여 있습니다. 그 십자가가 우리를 참으로 살립니다. 진정 복된 생명과 부활의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
오늘 하루도 이 놀라운 복음을 마음에 품고 사랑과 용서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모두가 되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주 우리 하나님
아득히 먼 우주에 자신을 감추지 않으시고 당신 자신을 ‘너희의 하나님’이라 부르시며 사랑을 이루신 놀라운 은혜를 찬양합니다. 주님께서 명령하신 거룩함의 의미를 말씀으로 깨닫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강박적인 규칙 준수가 아니라 이웃을 향한 사랑을 실천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원수를 용서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주시옵소서. 무엇보다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으로 온 영혼이 가득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