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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5장 27~48절 “십 리를 동행하는 사랑”

2026-10-28
새벽 묵상

2026년 10월 28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마태복음 5장 27~48절 “십 리를 동행하는 사랑”, 304장


어제 읽은 5장 1~26절은 하나님 나라 백성이 누리는 복과 그 정체성을 보여줍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가 복이 있습니다. 그 복을 받은 사람은 세상의 소금과 빛입니다. 빛은 감추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비추라고 주신 것입니다. 이어지는 27~48절은 예수님께서 율법을 새롭게 풀어 주신 말씀을 기록합니다.


먼저 41~42절 함께 읽겠습니다.

41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42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여기서 ‘억지로 가게 하다’는 당시 로마 군대 문화를 담고 있습니다. 로마 군인은 식민지 백성에게 짐을 지워 길을 걷게 할 수 있었습니다. 마태복음 27장에서 구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간 장면에도 같은 말이 쓰였습니다.


그렇게 걷는 오 리를 상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너무나 굴욕적인 걸음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오리 뿐만 아니라 십 리를 동행하라고 말씀 하십니다. 억울함을 억지로 삼키는게 아닙니다. 끌려가는 자리에서 스스로 사랑을 선택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처음 오 리는 강요였지만, 나머지 오 리는 사랑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42절은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이제는 억지로 당하는 일이 아니라 도움을 구하는 이웃의 요청입니다. 구하는 자에게 주며 빌리려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무책임한 보증이나 무리한 요구를 다 들어주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익과 손해를 따지지 말고, 되받을 가망이 없는 사람에게도 자비를 아끼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미 하나님 나라를 값없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43~45절 함께 읽겠습니다.

43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44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45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


예수님 당시 쿰란 공동체는 원수를 미워하라고 공공연히 가르쳤습니다. 듣는 이들에게 이웃은 동족 유대인이었고, 원수는 이방인이었습니다. 원수인 이방인을 미워하는 것은 너무 그 시대 이스라엘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진리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예수님의 말씀은 충격이었습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든 남들을 짓밝고 올라 이기려는 세상과 전혀 다른 가르침이자 삶의 방식입니다.


여기서 사랑은 감정이 아닙니다. 미운 사람까지 포함해 모두의 유익을 구하는 의지의 행동입니다. 그런 까닭에 주님은 사랑과 기도를 함께 말씀하십니다. 다만 이 말씀이 불의를 묵인하거나 악독한 폭력을 무작정 견디라는 뜻은 아닙니다. 미움이 마지막 말이 되지 않게 하라는 교훈입니다.


물론 현실은 냉혹합니다. 우리 삶에도 저마다 억지로 걷는 오 리 길이 있습니다.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럼에도 당신을 거역한 이들에게도 햇빛을 비추시고 비를 내리십니다. 그 자비를 닮을 때 우리가 아버지의 자녀로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 이 길을 먼저 걸으셨습니다. 주님은 골고다까지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고, 그 위에서 죄인인 우리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부활로 사랑이 미움보다 강함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닮아 억지로 걷는 길에서 한 걸음 더 걸으시길 바랍니다. 도움을 구하는 이웃에게 손을 펴시길 바랍니다. 마음에 걸리는 한 사람을 위해 기도하시길 바랍니다. 그러한 우리의 사랑을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실 줄 믿습니다.



기도

온 세상을 덮는 위대한 사랑의 주 하나님

억지로 걷는 길에서 원망하고 미워했습니다. 오 리를 십 리로 걷는 넉넉한 사랑을 부어 주시옵소서. 원수를 위하여 기도할 힘을 주시고, 가정과 일터에서 하나님의 신실한 자녀로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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