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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10장 “다른 불”

2026-04-11
새벽 묵상

2026년 4월 11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레위기 10장 “다른 불” 찬송가 320, 321장


어제 읽은 레위기 9장은 레위기를 넘어 구약성경, 더 나아가 인류 역사에서 무척 중요한 장면입니다. 제사 제도를 바르게 세우고 아론을 대제사장으로 세웠습니다. 그러자 주님 앞에서 '축복의 불'이 내려와 제단의 제물을 태웠습니다. 모든 백성이 그 영광을 보며 환호하며 엎드려 경배하였습니다. 연약한 인간이 전능하신 하나님을 생생히 만난 경험을 기록합니다. 너무나 감격적인 장면입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오늘 읽은 레위기 10장은 갑작스러운 죽음과 심판을 보여줍니다. 본문 1절 함께 읽겠습니다.


1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각기 향로를 가져다가 여호와께서 명령하시지 아니하신 다른 불을 담아 여호와 앞에 분향하였더니


아론의 아들, 즉 제사장인 나답과 아비후가 지은 치명적인 죄는 “다른 불”을 주님께 드린 행동입니다. 여기서 “다른 불”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학자들은 이 불이 성막의 번제단이 아니라, 가정집 부엌이나 일반 화로에서 가져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이것이 왜 죽음에 이를 죄일까요? 그들은 '거룩한 공간'에 '세속적인 요소'를 무단으로 침범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보다 자신들의 '편의'를 앞세웠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안일한 생각이 하나님의 주권을 훼손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묵직한 경고를 줍니다. 예배의 본질은 하나님의 말씀과 임재입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내 감정을 기준으로 예배를 평가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어느샌가 예배가 변질된 경우를 교회 역사에서 그리고 조심스럽지만 주위에서 종종 발견하고는 합니다. 따라서 다른 불이 아닌, 성경과 전통에 근거한 균형있고 건강한 예배를 드리기 위해 집중하고 주의해야 합니다.


아론 그리고 남겨진 그의 두 아들, 엘르아살과 이다말은 나답과 아비후의 죽음을 두고 슬퍼할 수 없었습니다. 모세는 그들에게 슬픔 속에서도 제사장의 직무를 다할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율법대로 제사장으로서 소제와 화목제물을 거룩한 곳에서 먹으라고 지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속죄제 염소가 남아 있지 않고 전부 불태워져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모세가 발견하고 몹시 화를 냈습니다. 그러자 아론은 그 이유를 이렇게 대답합니다. 19절을 새한글성경으로 읽어 드리겠습니다.


19 아론이 모세에게 말했다. “이보시게! 오늘 아이들이 죄없애는제물(속죄제물)과 다태우는제물(번제물)을 자신들을 위해 여호와 앞에 바치려고 했지. 그러다가 이런 일들이 나에게 닥쳤다네. 이런 판국에 죄없애는제물(속죄제물)을 오늘 내가 먹었더라면, 여호와 눈에 들었겠는가?” 


모세의 책망에 대해 아론은 속죄제물을 먹지 않고 불사른 까닭을 말합니다. 두 아들이 죽는 끔찍한 비극이 일어난 날에, 거룩한 제물을 의무적으로 먹는 것이 과연 주님께서 기뻐하실 일이었겠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제사장으로서 마음 가짐이 스스로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 제사장으로서 수행해야 할 업무보다 내면의 태도를 더욱 중요시하는 매우 도발적인 질문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본문 1~2절과 16~20절의 대조를 발견합니다. 나답과 아비후는 하나님의 명령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다른 불'을 드렸습니다. 교만한 불순종이었습니다. 반면, 아론과 남은 아들들은 자신들이 먹을 수 있음에도 제물을 남김없이 불태웠습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경외하는 겸손한 행동입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기계적으로 율법에 순종하는 것보다, 예배자의 진실한 마음을 더 중요하게 보신다는 진리를 확인합니다..


우리 삶과 예배 역시 그러하길 소망합니다. 사실 오늘 읽은 말씀은 현대인의 시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연약함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으시고, 너무나 매정하게 불로 심판하는 분으로 보입니다. 관련해 여러 논쟁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기회 있을 때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다만 성경의 문자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도를 주목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무엇을 언짢아 하시고, 기뻐하시는 지 그 본질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결국 핵심은 우리 내면의 바른 태도입니다. 내 이기심도, 종교적 강압도 아닌 참된 기쁨과 겸손으로 주님께 예배하며 살아가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기도

거룩하신 주 하나님

나답과 아비후처럼 '다른 불'을 드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겸손히 주님의 뜻을 살피며 경배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상하고 애통하는 마음의 중심을 보시고 은혜로 품어주시는 주님의 긍휼을 의지합니다. 기계적인 형식과 의식에 얽매이기보다, 온 마음을 다해 진실하게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참된 예배자가 되게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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