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7장 “지팡이에서 피어난 꽃”
2026년 6월 3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민수기 17장 “지팡이에서 피어난 꽃” 찬송가 380, 382장
민수기 16장은 고라 일당의 반역을 묘사합니다. 출애굽을 시작한 이후 이스라엘을 덮친 가장 암울한 위기였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개입으로 악한 시도가 좌절되고 심판이 임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한 순간에 바뀔 리 없습니다. 여전히 남겨진 백성에게는 커다란 아픔과 충격이 자리 잡았을 겁니다. 재앙이 휩쓸고 지나간 흔적이 처참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암흑의 절정입니다.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17장은 경이로운 생명의 신호로 백성을 위로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여 줍니다. 3~5절 함께 읽겠습니다.
3 레위의 지팡이에는 아론의 이름을 쓰라 이는 그들의 조상의 가문의 각 수령이 지팡이 하나씩 있어야 할 것임이니라 4 그 지팡이를 회막 안에서 내가 너희와 만나는 곳인 증거궤 앞에 두라 5 내가 택한 자의 지팡이에는 싹이 나리니 이것으로 이스라엘 자손이 너희에게 대하여 원망하는 말을 내 앞에서 그치게 하리라
하나님은 ‘지팡이’를 사용하십니다. 지팡이는 한 지파의 지도력과 권위를 상징하는 일상적인 도구입니다. 이미 모세의 권위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상징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는 각 지파의 지팡이를 가져와 회막 안 증거궤 앞에 두라고 명령하십니다. 이 과정은 민수기 1장과 2장의 인구조사로 세운 지파의 질서가 반역으로 인해 무너졌음을 전제로 합니다. 지팡이 시험은 그 백성을 이끌 ‘권위의 근거’를 다시 확립하는 절차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십니다. 바로 5절 말씀과 같이 당신이 ‘택한자의 지팡이에서’ 싹이 나는 것입니다. 지파 사이에 경쟁을 붙이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을 재앙으로 몰아 넣었던 원망의 뿌리를 뽑는 과정입니다. 이스라엘을 일으켜 세우는 질서를 견고히 하십니다.
하루가 지나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8절 함께 읽겠습니다.
8 이튿날 모세가 증거의 장막에 들어가 본즉 레위 집을 위하여 낸 아론의 지팡이에 움이 돋고 순이 나고 꽃이 피어서 살구 열매가 열렸더라
대제사장 아론의 지팡이에서 움이 돋고 순이 나며 꽃이 피어 살구 열매가 맺혔습니다. 여기서 살구 열매는 히브리어로 <샤케드>입니다. ‘지켜보다, 깨어 있다’라는 뜻의 <샤카드>와 발음이 비슷합니다. 일종의 언어유희입니다. 수 많은 꽃과 열매 중에 왜 굳이 ‘살구나무 꽃’을 피우셨을까요? 매우 깊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살구나무는 겨울이 채 가기 전 봄의 전령으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입니다. 달리 말하면 ‘싸늘한 죽음 가운데 맞이하는 따스한 희망의 징조’ 입니다. 고라 자손으로 대표되는 옛 세대의 반역은 영적 겨울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차디찬 계절을 뚫으셨습니다. 당신의 약속을 ‘깨어 지키신다.’는 <샤카드>를 살구나무 꽃, 즉 <사케드> 통해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주권적 선언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그러하였습니다. 가장 끔찍한 저주와 절망을 거쳐 부활의 생명과 희망을 눈부시게 이루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역시 메마른 지팡이와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차디찬 겨울을 보낼 때가 있습니다. 아픔과 고난의 시간을 지날수록 주님께서 우리를 날마다 깨어 지키신다는 진리를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그 놀라운 은혜를 생생히 보여주시려 생명의 꽃을 피우십니다. 오늘 하루 주님께서 이루신 향기를 영혼에 머금고 무너진 몸과 마음, 그리고 일상을 새롭게 회복하는 모두가 되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날마다 자녀들을 지켜 돌보시는 하나님.
참혹한 아픔과 절망 속에 찾아오신 생명을 꽃피우신 위대한 은혜를 찬양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부활의 영광을 이루신 것처럼, 메마른 저희 눈물을 받으시어 참된 희망을 이루실 줄 믿습니다. 복음을 붙잡고 무너진 삶을 딛고 일어나 주님께서 세우신 영적 질서를 온전히 이루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