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8장 “크신 하나님”
2026년 2월 28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출애굽기 18장 “크신 하나님” 찬송가 79, 80장
마침내 전쟁이 그치고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이집트를 떠난 이스라엘에게 잠시 숨을 돌릴 순간이 주어졌습니다. 그 때 반가운 얼굴이 모세 앞에 나타납니다. 바로 장인 이드로입니다. 이집트 군대의 추격과 광야의 여러 위험을 고스란히 가족들에게 노출 시킬 수 없습니다. 아내와 두 아들을 처가에 맡겼습니다. 상황이 안정되자 가족들이 모세에게 돌아왔습니다.
모세는 장인에게 지금까지 겪었던 일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당한 고난과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이드로는 그 모든 큰 은혜에 놀라며 이렇게 찬송합니다. 10~11절 함께 읽겠습니다.
10 이드로가 이르되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너희를 애굽 사람의 손에서와 바로의 손에서 건져내시고 백성을 애굽 사람의 손 아래에서 건지셨도다 11 이제 내가 알았도다 여호와는 모든 신보다 크시므로 이스라엘에게 교만하게 행하는 그들을 이기셨도다 하고
이드로는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건지신, 야훼 주 하나님을 찬송하였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반응 같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상황이 아닙니다. 이드로는 미디안의 제사장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내가 알았도다.” 이드로는 지금까지 지니고 있었던 신념을 내려놓았습니다. 자기가 지금껏 섬겨왔던 다른 우상을 비롯한 모든 신보다 크신 하나님을 마주하였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드로가 그 전까지 지녀왔던 종교를 완전히 버렸을까요? 이스라엘의 하나님만을 온전히 받아들였을까요? 성경에서 그런 증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방금 읽은 11절을 봐도 그는 야훼 하나님을 여러 신들 보다 우월한 존재로 여길 뿐 유일신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그런 이드로를 대하는 모세의 태도를 주목해야 합니다. 억지로 신앙을 강요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방신을 섬기는 제사장이라고 해서 장인의 말을 함부로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24~26절 함께 읽겠습니다.
24 이에 모세가 자기 장인의 말을 듣고 그 모든 말대로 하여 25 모세가 이스라엘 무리 중에서 능력 있는 사람들을 택하여 그들을 백성의 우두머리 곧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을 삼으매 26 그들이 때를 따라 백성을 재판하되 어려운 일은 모세에게 가져오고 모든 작은 일은 스스로 재판하더라
사위 모세가 과로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던 이드로는 값진 조언을 건넵니다. 백성 가운데 능력과 인격을 갖춘 일꾼을 세우라고 권합니다. 그들을 적절히 조직하여 모세가 지나치게 많은 일에 얽메이지 말고 지도자로서 가장 본질적인 업무에 충실하라는 권면입니다. 이를 통해 확인하는 사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공동체라고 해서 직통계시에 의존해 얼렁뚱땅 일을 처리하는게 아닙니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조직 운영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모세가 이방 종교 제사장인 장인을 대하는 태도에서 소중한 지혜를 발견합니다. 바로 열린 태도와 경청입니다. 당연히 진리의 순수성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 복음의 핵심을 결코 양보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나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구원의 길이 있다는 혼합주의와 다원주의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명심해야 합니다. 모세가 이드로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듯이 우리도 귀를 넓게 열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제한하지 말아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주님의 손길은 무한히 넓은 우주를 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다스림과 뜻은 종교 형식에 얽메이지 않고 넘어섭니다.
따라서 편협한 시각을 내려놓고 세상 속을 자유롭게 거니시길 바랍니다. 교회 밖을 향해 시선을 두고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과도 편하게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성경의 진리를 소중히 여기면서 동서양의 여러 고전과 사상에도 관심을 두시길 바랍니다. 그러한 만남과 나눔을 통해 지극히 크신 하나님의 뜻을 더욱 풍성히 깨닫게 하기 때문입니다. 모세가 본을 보인대로 교회와 세상, 진리와 상식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개인과 가족과 교회를 더욱 건강히 가꾸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기도
광대하신 주 하나님
이방 제사장 이드로의 입술에서 주님을 향한 찬양이 흘러나왔습니다.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주님의 크고 위대하신 은혜와 구원을 높여 찬양합니다. 동시에 현실을 살아가며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는 건강한 상식과 지혜를 갖추기 원합니다. 복음의 순수성을 견고하게 지키면서도 교회 밖의 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슬기롭고 건강한 태도와 자세를 갖추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