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3장 “우리도 그들처럼”
2026년 3월 6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출애굽기 23장 “우리도 그들처럼” 찬송가 295, 298장
어제 본문인, 22장 21절 제가 읽어 드리겠습니다.
21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였음이라
혹시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똑같은 내용의 구절이 오늘 읽은 23장에도 나옵니다. 9절 함께 읽겠습니다.
9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의 사정을 아느니라
거의 비슷한 말씀입니다. 그만큼 중요하기에 반복합니다. 이스라엘 공동체가 돌보아야 할 가장 소중한 이웃이 있습니다. 바로 “이방 나그네”입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단어는 <게르>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이스라엘 사람은 아니지만 그들과 함께 오랜 시간 같이 지낸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들을 압제하거나 학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본문 만이 아니라 모세 오경 전반에 걸쳐 여러 곳에서 이를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이방인들을 억울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베풀어야 합니다.
심지어 오경을 넘어 구약성경 전체에서 가장 핵심인 레위기 19장은 이들을 사랑하라고 명령하십니다. 레위기 19장 33~34절, 새한글 성경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33 너희 땅에서 나그네가 너와 함께 머물러 살고 있을 때, 그를 억누르지 마라. 34너희와 함께 나그네로 살고 있는 사람을 너희 가운데 있는 토박이처럼 여기고, 너 자신처럼 사랑해라.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는 나그네였기 때문이다. 나는 여호와 너희의 하나님이다.
우리가 쉽게 지나치지만 율법은 나그네를 돌보는 것을 매우 엄중하게 가르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오늘날 난민 문제를 통해 생생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느 사회나 이방인들은 철저한 약자입니다. 심각한 무력함과 외로움을 경험합니다. 이들을 보호하라는 성경 말씀은 단지 윤리와 복지 차원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또한 이집트에서 이방인이었다는 사실을 거듭 유념하게 하십니다. 그러한 과거 경험이 하나님 백성의 정체성을 규정합니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지를 명확히 알려줍니다. 사회에 가장 천대 받는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늘 명심하게 합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최고 랍비를 역임한, 세계적인 율법학자 조너선 색스의 글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너희도 한때 이집트 땅에서 나그네였기 때문에 나그네의 마음을 잘 안다. 너희가 인간이라면, 그들도 인간이다. 그들이 인간보다 못하다면, 너희도 마찬가지다. 내가 한때 너희를 대신하여 고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통치자이자 가장 강력한 제국과 싸웠던 것처럼, 너희도 마음속의 증오심과 싸워야 한다.
나는 너희를 세상의 전형적인 나그네로 만들어서 너희가 나그네의 권리를 위해 싸우게 했다. 너희 자신의 권리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위해 말이다. 그들이 어디에 있든, 누구든, 피부색이나 문화의 결합이 어떻든, 그들이 너희의 형상은 아니지만, 하나님이 말씀하셨듯, 그들은 하나님의 형상이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충분히 강력한 답은 단 하나뿐이다. 왜 이방인을 미워하지 말아야 할까? 그 이방인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성경의 가장 핵심 위치에서 왜 거듭 이방인을 사랑하고 돌보라고 말씀하셨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나그네로 상징되는, 가장 약하고 초라한 이들을 대하는 태도야말로 신앙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 지, 하나님을 진실로 사랑하는 지를 선명히 드러내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 주위에 있는 여러 모양의 나그네들을 돌아보시길 바랍니다. 너무 부담 갖고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보다 낮은 지위에 있고 어린 사람을 대할 때 조금 더 배려하시길 바랍니다. 식당이나 카페 직원들을 친절하게 대하시길 바랍니다. 그런 우리의 마음가짐과 삶의 태도를 주님께서 기뻐 받으실 줄 믿습니다.
기도
나그네를 사랑으로 돌보시는 하나님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이방인 신세였던 시절을 기억하듯이, 저희가 본래 연약한 죄인이었음을 돌아봅니다. 죽음에서 구하시고 자녀 삼으신 놀라운 사랑에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곁에 있는 외롭고 지친 이들을 주님의 마음으로 감싸안는 따뜻한 그리스도인이 되길 소망합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실천하며 전하며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참고문헌: 조너선 색스, 『랍비가 풀어내는 출애굽기』(고양: 한국기독교연구소, 2025) 22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