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0장 “말씀을 거스를 때”
2026년 6월 6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민수기 20장 “말씀을 거스를 때” 찬송가 212, 213장
민수기 20장은 한 인물의 죽음으로 시작합니다. 바로 미리암입니다. 단순히 모세의 누나인 것을 넘어서는 지도자입니다. 이스라엘이 홍해를 건널 때 여인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였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24절에 보면 아론이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 역시 단지 모세의 형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대제사장으로서 막중한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물론 둘 다 흠결이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모세에게 반기를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출애굽 1세대를 이끈 든든한 기둥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본문은 이러한 세대교체 시기 밀어닥친 혼란을 보여줍니다. 4, 5절 함께 읽겠습니다.
4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회중을 이 광야로 인도하여 우리와 우리 짐승이 다 여기서 죽게 하느냐 5 너희가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나오게 하여 이 나쁜 곳으로 인도하였느냐 이 곳에는 파종할 곳이 없고 무화과도 없고 포도도 없고 석류도 없고 마실 물도 없도다
이스라엘은 갈증으로 힘들어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광야를 지날 때 물이 부족하다면 불평을 쏟아낼 겁니다. 문제는 악담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출애굽에 답긴 하나님의 은혜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이끄시는 광야를 ‘나쁜 곳’이라고 폄하 했습니다.
이들에게서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다시 말씀 드립니다. 살면서 겪는 여러 어려움을 두고 푸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끄시고 돌보신 주님의 섭리 자체를 무시하는 악담을 쏟아내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삶의 자리는 우연이 아닙니다. 고난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손길을 신뢰해야 합니다.
그런데 모세 역시 평정심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11절 함께 읽겠습니다.
11 모세가 그의 손을 들어 그의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치니 물이 많이 솟아나오므로 회중과 그들의 짐승이 마시니라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모세에게 반석에게 명령해서 물이 나오도록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지팡이로 반석 두 번 쳤습니다. 물이 뿜어져 나온 결과는 같습니다. 사실 모세의 행동도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닙니다. 그냥 반석을 향해 외치나, 지팡이를 휘두르나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행동의 깊은 본질은 전혀 다릅니다.
주님은 모세를 통해 말씀의 능력을 보이길 원하셨습니다. 하지만 모세는 하나님의 역사를 마치 자신의 지팡이에서 나오는 ‘마술’로 전락시켰습니다. 홍해를 가를 때 그리고 아말렉과 전투에서 이길 때를 비롯해 출애굽 여정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그의 손에 지팡이가 들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모세는 위기 가운데 자기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자기 감정과 권위를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정작 하나님의 뜻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없다는 준엄한 심판 선고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모세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억울한 공격을 당할 때, 사방으로부터 우겨 싸임을 당할 때 누군가의 참 인격과 신앙이 드러납니다. 그때 모세처럼 섣불리 감정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혹은 무시당했다고 느끼며 잘못된 방법으로 나를 높이고자 해서도 안 됩니다. 잠잠히 하나님의 뜻에 귀 기울이고 순종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그런 우리의 발걸음을 가장 합당한 곳으로 이끄실 줄 믿습니다. 타는 목마름에, 억울한 원성에 지나치게 마음 상하고 절망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대신 생명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 복음을 따를 때 진리의 맑은 생수가 우리 영혼을 적실 줄 믿습니다.
기도
생명의 근원이신 주 하나님
살아가며 극심한 갈증을 느낍니다. 여러 목마름으로 괴로움을 느낍니다. 신음이 어리석은 원망을 거쳐 악담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뜻을 신뢰하며 잠잠히 말씀에 귀 기울이기 원합니다. 헛된 감정과 자존심을 내려놓고 십자가 복음을 순종하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