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4장 1~25절 “함께 하심을 믿으며”
2026년 5월 25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민수기 14장 1~25절 “함께 하심을 믿으며” 찬송가 487, 488장
앞서 읽은 민수기 13장은 가나안에 정탐꾼을 보낸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그들은 그 땅이 정말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풍요로운 땅이라고 보고합니다. 가져온 온갖 과일들이 사실을 증명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그곳에 사는 거인 아낙 자손들에 의해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갈렙이 꿋꿋하게 나가 그 땅을 차지할 수 있다고 외쳤지만 백성의 분위기를 돌리기에는 힘이 부족했습니다.
이어지는 14장은 백성의 격한 반응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3~4절 함께 읽겠습니다.
3 어찌하여 여호와가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칼에 쓰러지게 하려 하는가 우리 처자가 사로잡히리니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아니하랴 4 이에 서로 말하되 우리가 한 지휘관을 세우고 애굽으로 돌아가자 하매
이스라엘은 밤새 울부짖었습니다.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며 차라리 이집트나 광야에서 죽는 것이 나았겠다고 소리 높였습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급기야 하나님을 향해서도 왜 여기까지 데려왔냐며 원성을 높였습니다. 고대 전쟁에서 패한 나라가 겪는 참혹한 상황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웁니다. 모세가 아닌 다른 지도자를 세워서 이집트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그들을 사로잡은 공포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언약을 완전히 무시하는 치명적인 죄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습니다. 특히나 이집트로 돌아가자는 말은 하나님이 행하신 출애굽의 구원 역사를 철저히 부정하는 선언입니다. 스스로 종의 멍에를 다시 메겠다는 지극히 어리석은 태도입니다.
이 때 두 사람, 여호수아와 갈렙이 백성 앞으로 나아갑니다. 옷을 찢고 외칩니다. 8~9절 함께 읽겠습니다.
8 여호와께서 우리를 기뻐하시면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시고 그 땅을 우리에게 주시리라 이는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니라 9 다만 여호와를 거역하지는 말라 또 그 땅 백성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은 우리의 먹이라 그들의 보호자는 그들에게서 떠났고 여호와는 우리와 함께 하시느니라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
백성의 불신앙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위대한 신앙이 담겨 있습니다. 갈렙과 여호수아는 아낙 자손의 거대함에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주 하나님께서 누구와 함께 하시느냐입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면 그 어떤 상황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가나안 원주민들을 가리켜 ‘우리를 삼키는 자’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여호수아와 갈렙은 가나안 사람이 ‘우리의 먹이’라고 외쳤습니다.
진지하게 본받고 따라야 할 믿음의 모범입니다. 물론 신앙을 극단적인 모험으로 여기는 건 위험합니다. 신앙의 이름으로 무모한 만용을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때로 현실을 차분히 살피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신 본문에 드러난, 세상을 바라보는 전혀 다른 태도를 눈여겨 봐야 합니다. 삶의 자세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바로 하나님께서 참으로 세상을 다스리신다는 고백입니다.
저마다의 마음을 뒤흔드는 놀랍고 충격적인 소식은 무엇입니까? 아낙 자손들의 어떤 모습 때문에 힘들어하십니까? 다시 말씀 드리지만 두려워하고 염려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현실 자체를 무시하고 무모하게 적진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신다는 진리를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주님께서 모든 인생 여정을 신실하게 이끄셨음을 신뢰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에 서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죽을 곳으로 몰아 넣은 게 아닙니다. 아낙 자손을 마주한 이유가 있습니다. 도무지 다 헤아릴 수 없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 그 놀라운 은혜를 마음 깊이 품으시길 바랍니다. 주님과 함께하는 참된 승리를 이루며 살아가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신실하신 주 하나님
거인을 마주할 때, 커다란 실패와 좌절을 눈 앞에 둘 때, 두려워 떠는 저희 연약함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갈렙과 여호수아처럼 주님의 다스림을 신뢰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지금 서 있는 곳에서 하나님의 뜻에 잠잠히 귀 기울이며 따르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