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6장 1~25절 “듣고 엎드리다”
2026년 5월 30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민수기 16장 1~25절 “듣고 엎드리다” 찬송가 449, 452장
또 다른 반역이 일어났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주도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1~2절 함께 읽겠습니다.
1 레위의 증손 고핫의 손자 이스할의 아들 고라와 르우벤 자손 엘리압의 아들 다단과 아비람과 벨렛의 아들 온이 당을 짓고 2 이스라엘 자손 총회에서 택함을 받은 자 곧 회중 가운데에서 이름 있는 지휘관 이백오십 명과 함께 일어나서 모세를 거스르니라
본문 1절에 보면 레위 지파의 고라와 르우벤 지파의 다단과 아비람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이스라엘 안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사람들 250명 끌어 모았습니다. 상당한 세력을 이루어 모세의 권위에 도전하였습니다. 그 많은 지도자의 마음을 얻으려면 치밀한 설득 작업이 있었을 겁니다. 한순간의 우발적인 행동이 아니라 긴 시간 공을 들여 실행한 반역이라는 걸 짐작하게 합니다.
이들의 주장 자체는 얼핏 일리가 있습니다. 3절에 보면, 온 백성이 모두 거룩하고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시다는 사실을 언급합니다. 그런데 왜 모세와 아론이 다른 이스라엘 사람들보다 더 우월한 것처럼 높은 위치에 있는지 따졌습니다. 그들은 두 사람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감은 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지위를 탐내며 흔들었습니다.
언뜻 정의로운 척하는 이들의 주장 이면에는 심각한 열등감이 깔려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먼저 고라는 레위 지파입니다. 레위인은 성막에서 봉사하는 영광스런 직분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그들 눈에 더 높아 보이는 제사장 직분을 탐냈습니다. 역할의 차이를 지위고하로 여겼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은 자리에 욕심을 부렸습니다. 제사장의 권위를 부정하고 그 위치에 함부로 오르려 했습니다.
다음으로 다단과 아비람은 르우벤 지파입니다. 르우벤은 야곱의 큰 아들입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침대를 더럽히는 심각한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 결과 장자의 권위를 유다에게 빼앗겼습니다. 그 뿌리 깊은 열등감이 후손들의 마음에도 자리 잡았습니다. 유다 지파의 커다란 영향력을 보며 배가 아팠습니다. 다른 지파들에 치이고 밀려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사실 저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지닌 연약한 모습입니다. 누구나 내가 지닌 것은 보잘 것 없이 여깁니다. 다른 사람이 가진 걸 부러워합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을 하찮게 여깁니다. 남들이 서 있는 곳을 우러러 봅니다. 탐내고 욕심을 부립니다. 어떻게든 끄집어 내리고 대신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하길 바랍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모세가 보인 반응을 주목해야 합니다. 4절 함께 읽겠습니다.
4 모세가 듣고 엎드렸다가
어떤 사람의 진면모는 그가 위기에 처할 때 첫 번째 행동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모세는 어떻게 했을까요? 동사 두 개가 나옵니다. 바로 “듣다”와 “엎드리다”입니다. 그는 자기에게 반역하는 백성의 함성을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귀 기울여 들었습니다. 그런 다음 엎드렸습니다. 자기 권위를 내세워 윽박지르지 않았습니다. 목에 핏대를 세우며 옳고 그름을 따지지도 않았습니다. 일단 침묵을 지키며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었습니다.
본문과 같은 거창한 상황은 아니더라도 모세와 같은 처지에 놓일 때가 있습니다. 답답하고 억울한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 모세가 보인 온유함을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를 떠올리시길 바랍니다. 무작정 참기만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불의한 현실을 외면하라는 의미도 결코 아닙니다. 성경이 알려주는 올바른 가르침으로 삶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바른 지혜를 깨달아 아시길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우리에게 맡기신 삶의 자리를 소중히 여기시길 바랍니다. 절대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시기와 불평 가운데 모함하거나 헐뜯어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반대로 답답한 곤경에 빠질 때 말과 행동을 자제하시길 바랍니다. 우선 듣고 엎드려야 합니다. 그런 우리의 아픔을 주님께서 귀 기울이시고 시련에서 일으켜 세우실 줄 믿습니다.
기도
사랑과 은혜의 주 하나님
저희 마음 속 교만과 비교 의식을 깨끗이 씻어 주시옵소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사명을 작은 일로 여기지 않게 하시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높이게 하여 주시옵소서. 때로 너무나 답답하고 힘겨울 때가 있습니다. 목소리를 높이고 섣불리 움직이기 보다는 먼저 하나님과 사람들의 음성에 귀 기울이고 겸손히 엎드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