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14장 33~57절 “들판에 놓인 새”
2026년 4월 18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레위기 14장 33~57절 “들판에 놓인 새” 찬송가 410, 412장
어제 읽은 레위기 14장 앞부분은 악성피부병으로 부정하다고 진단받은 사람을 정결하게 하는 절차를 알려줍니다. 격리 기간을 마치면 제사장이 진영 밖으로 나갑니다. 정결한 새 두 마리와 백향목과 우슬초를 사용해 예식을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커다란 백향목과 작은 우슬초의 대조를 통해 온 생명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여줍니다.
이어지는 레위기 14장 후반부는 집에 생긴 색점에 대한 율법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당혹스런 표현을 발견합니다. 34~35절 함께 읽겠습니다.
34 내가 네게 기업으로 주는 가나안 땅에 너희가 이를 때에 너희 기업의 땅에서 어떤 집에 나병 색점을 발생하게 하거든 35 그 집 주인은 제사장에게 가서 말하여 알리기를 무슨 색점이 집에 생겼다 할 것이요
여기에 보면 백성의 집에 부정함을 하나님이 직접 발생하게 했습니다. 게다가 ‘색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재앙’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말씀은 언뜻 보기에 하나님이 우리 삶에 재앙을 내려 고통을 주시는 분처럼 느끼게 합니다. 때때로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고난과 시련을 겪을 때 그런 오해와 원망이 생기곤 합니다.
여기서, 히브리어의 독특한 표현 방식인 ‘허용적 용법’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정말 나쁜 뜻으로 재앙을 만들어 백성에게 붓는 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던 부패와 숨겨진 부정함이 마침내 겉으로 드러나도록 '허용'하셨다는 의미입니다. 즉, 하나님은 우리를 심판하시려고 집 벽에 색점을 나타나게 하신 게 아닙니다. 그 집의 정결함을 점검하고 치료하시려 경고하시는 은혜의 신호입니다.
때때로 우리 가정 안에도 곰팡이처럼, 아프고 힘든 일이 벌어지고는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을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주님은 우리 가정을 파괴하려는 분이 아닙니다. 미처 몰랐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썩어가는 죄의 흔적을 드러내 알려 주십니다. 더 큰 재난에서 구하시려 경고를 보내 주십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사랑을 신뢰하며 겸손히 가정을 살펴야 합니다.
집에 더러움 색점을 발견할 때 하나님은 가장 먼저 ‘비우’라고 명령하십니다. 36절 함께 읽겠습니다.
36 제사장은 그 색점을 살펴보러 가기 전에 그 집안에 있는 모든 것이 부정을 면하게 하기 위하여 그 집을 비우도록 명령한 후에 들어가서 그 집을 볼지니
색점이 나온 집에 제사장이 진단하기 전에 집 안에 있는 가구와 물건을 모두 밖으로 내 놓아야 합니다. 집 안에 있는 부정함이 퍼지지 않게 하는 조치입니다. 본문에 나타난 ‘색점’은 현대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곰팡이 같은 균의 번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종종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이러한 균들은 햇볕이 없고 바람이 통하지 않는, 어둡고 습한 곳에서 순식간에 번져 주변을 더럽힙니다. 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 속 작은 어둠들, 미움과 거짓과 교만을 방치하면 순식간에 나 자신은 물론이고 가정과 이웃을 병들게 합니다.
이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53절에서 확인 하겠습니다. 함께 읽겠습니다.
53 그 살아 있는 새는 성 밖 들에 놓아 주고 그 집을 위하여 속죄할 것이라 그러면 정결하리라
새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희생되고 나머지 한 마리를 들에서 놓아주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 모습을 본 집 주인은 무엇을 느꼈을까요? 푸른 하늘 속에 날개를 뻗어 자유롭게 나는 날갯짓을 보며 어떤 감정에 사로잡혔을 까요?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참된 생명과 해방을 생생하게 느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으로 얻은 은혜가 이와 같습니다. 부정한 집을 정결하게 하는 의식을 모두 마친 후 날아가는 새에게서 자신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그 놀라운 복음을 마음에 품고 참 자유와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일상이 가장 깊이 묻어나는 집 구석구석을 세심하게 살피시는 주님의 사랑에 감사합니다. 어둡고 습한 한 구속에서 자라나는 곰팡이처럼 저희 삶을 좀 먹는 죄가 있다면 성령의 빛으로 밝히 드러내 깨끗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날마다 거짓과 허영을 비우고 복음으로 마음을 채우길 구합니다. 하늘 위를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새처럼 저희에게 주신 죄 사함의 능력을 기쁨으로 누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