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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14장 1~32절 “깨끗하게 하시는 하나님”

2026-04-17
새벽 묵상

2026년 4월 17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레위기 14장 1~32절 “깨끗하게 하시는 하나님” 찬송가 258, 259장


어제 읽은 레위기 13장은 악성 피부병을 진단하고 부정함을 선포하여 환자를 격리하는 절차를 알려줍니다. 환자 본인이나 제사장이나 엄숙하고 무거운 시간입니다. 어찌 되었든 가족과 이웃으로부터 떨어져 지내는 것은 그 시대로서는 매우 힘든 일입니다. 오늘 본문인 14장은 그 고립의 시간을 끝내고 다시 하나님의 임재 안으로 들어오는 회복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서 악성 피부병은 단순한 신체적 고통이 아니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이 거하시는 진영에서 추방되는 ‘사회적, 종교적 단절’이었습니다. 동시에 살아있으나 죽은 자와 같은 상태를 의미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토록 복잡한 정결 절차를 마련하신 목적은 단순히 위생 때문만이 아닙니다. 부정한 상태에 머물던 영혼을 사회적, 영적으로 완벽하게 재통합시키려는 하나님의 세심한 의지입니다. 이러한 회복은 환자의 노력이 아닌, 하나님의 찾아오심에서 비로소 시작됩니다. 2~3절 함께 읽겠습니다.


2 나병 환자가 정결하게 되는 날의 규례는 이러하니 곧 그 사람을 제사장에게로 데려갈 것이요 3 제사장은 진영에서 나가 진찰할지니 그 환자에게 있던 나병 환부가 나았으면 4 제사장은 그 정결함을 받을 자를 위하여 명령하여 살아 있는 정결한 새 두 마리와 백향목과 홍색 실과 우슬초를 가져오게 하고


정결 예식의 첫 단계는 제사장이 환자가 머무는 '진영 밖'으로 나가는 파격적인 행보로 시작합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먼저 찾아오신 하나님의 은혜를 상징합니다. 정결 예식에는 새 두 마리가 사용됩니다. 여기서 새들을 가리켜 “살아 있다.”라는 말은 단지 죽지 않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새라는 의미입니다. 둘 중 한 마리는 죽임당하지만 다른 한 마리는 들판에 놓아줍니다. 이는 부정함을 멀리 날려 보내어 다시는 진영 안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죽음의 추방'이자, 환자에게 주는 '생명의 선언'입니다.


그리고 새 뿐만이 아니라 ‘백향목’과 ‘우슬초’를 사용하는 것도 주목해야 합니다. 이 두 식물의 대조가 인상적입니다. 우선 백향목은 무척 커다란 나무입니다. 성경에서 가장 높고 거대하며 썩지 않는 위엄을 상징합니다. 반면에 우슬초는 담벼락에서 자라는 가장 작고 비천한 식물입니다. 즉, 가장 고귀한 나무부터 가장 낮은 풀까지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가 창조 세계의 모든 영역을 아우른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주님은 모든 생명체를 구별 없이 돌보시고 죄에서 씻어주십니다.


이러한 정결 의식 가운데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향한 하나님의 한결 같은 사랑이 녹아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21절 함께 읽겠습니다.


21 만일 그가 가난하여 그의 힘이 미치지 못하면 그는 흔들어 자기를 속죄할 속건제를 위하여 어린 숫양 한 마리와 소제를 위하여 고운 가루 십분의 일 에바에 기름 섞은 것과 기름 한 록을 취하고


본문에서 반복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그의 힘이 미치는 대로”입니다. 이미 구약 제사를 공부할 때 여러 차례 말씀 드렸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에게 비싼 제물을 바라지 않으십니다. 각각의 형편과 상황을 충분히 존중하십니다. 그런 여건 속에서 자기 힘이 미치는 대로 드리는 제물을 기쁘게 받으십니다.


이러한 구약의 정결 예식은 장차 오실 참된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우리를 정결케 하시기 위해 친히 성 밖에서 고난을 당하셨습니다. 주님의 보혈이 우리의 무너지고 더럽힌 삶을 새롭게 하셨습니다. 오늘 하루, 그리스도의 피로 정결하게 된 자로서 우리의 귀와 손과 발을 주께 드리시길 바랍니다. 또한 "힘이 미치는 대로" 이웃을 배려하셨던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은혜로 다가가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기도

한없는 사랑의 주 하나님.

죄로 말미암아 은혜와 멀어져 죽어갈 수밖에 없던 저희를 먼저 찾아와 주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깨끗하게 하신 은혜를 높여 찬양합니다. 모든 생명을 아우르시는 주님의 손길을 의지하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하나님의 마음을 본받아 우리 주위의 연약한 이웃에게 항상 배려와 섬김으로 다가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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