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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13장 31~59절 “다 드러나고 태운 뒤에야”

2026-04-16
새벽 묵상

2026년 4월 16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레위기 13장 31~59절 “다 드러나고 태운 뒤에야” 찬송가 254, 255장


어제 읽은 레위기 13장 앞부분에서 피부병에 관한 율법의 진단을 살펴 보았습니다. 레위기에서 “나병”으로 옮긴 말은 특정 피부 질환을 가리키기 보다는, 당시 사람들이 파악하기 힘들었던 “악성 피부병” 전체로 이해하는 게 맞습니다. 의료 여건과 지식이 부족했던 그 시대, 이스라엘의 제사장들은 환자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신중하게 살피고 인내하며 배려 하였습니다. 오늘 읽은 13장 후반부에도 이러한 태도가 일관되게 나옵니다. 31~33절 함께 읽겠습니다.


31 만일 제사장이 보기에 그 옴의 환부가 피부보다 우묵하지 아니하고 그 자리에 검은 털이 없으면 제사장은 그 옴 환자를 이레 동안 가두어둘 것이며 32 이레 만에 제사장은 그 환부를 진찰할지니 그 옴이 퍼지지 아니하고 그 자리에 누르스름한 털이 없고 피부보다 우묵하지 아니하면 33 그는 모발을 밀되 환부는 밀지 말 것이요 제사장은 옴 환자를 또 이레 동안 가두어둘 것이며


여기서 우리는 제사장의 기다림을 발견합니다. 피부에 옴이 생겼을 경우 피부보다 우묵한지, 검은 털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만약 그럴 경우 7일 동안 격리시켰습니다. 이러한 제사장의 ‘기다림’은 한 영혼을 공동체로부터 분리하는 일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보여줍니다. 


동시에, 그가 회개하고 돌이킬 시간을 주시는 하나님의 인내를 상징합니다. 특히 머리와 수염에 나타나는 색점은 유대 전통에서는 ‘악한 말’, 즉 험담과 거짓말의 죄와 깊이 연관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우리의 생각(머리)이 교만해지고 그것이 입술(수염)을 통해 악한 말로 흘러나올 때, 하나님은 우리의 영혼에 경고등을 켜시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물론 과학적인 시각으로는 말도 안 되지만, 여기에 담긴 의미는 소중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역설이 하나 등장합니다. 13절에 보면 피부병이 온몸에 다 퍼져 하얗게 되었을 때는 오히려 정결하다고 선언합니다. 얼핏 이상하게 들립니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죄와 허물을 완전히 겉으로 드러나 그것을 겸손히 인정할 때, 비로소 회복이 시작됨을 의미합니다. 오히려 피부 속에 깊이 감춘 채 짓무르고 있는 작은 색점이 더 위험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적당히 경건한 척 숨는 것보다, 주님 앞에 연약함을 완전히 내어놓고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라고 고백하는 정직함을 더 기쁘게 보십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시선은 우리의 몸을 넘어 우리가 입고 있는 옷과 주변 환경으로까지 확장됩니다. 52절 함께 읽겠습니다.


52 그는 그 색점 있는 의복이나 털이나 베의 날이나 씨나 모든 가죽으로 만든 것을 불사를지니 이는 악성 나병인즉 그것을 불사를지니라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피부만이 아니라 옷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색점이 있는 옷을 태우라고 합니다. 아마도 곰팡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죽이나 베는 생계와 직결된 귀한 재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악성 나병’으로 판명되면 그것을 과감히 불태워야 했습니다. 이는 죄의 전염성을 차단하기 위한 영적 결단입니다. 거룩함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아끼는 습관이나 유익한 관계라 할지라도 과감히 ‘포기’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태움’은 파괴가 아닙니다. 히브리어로 ‘남은 자’를 뜻하는 단어 <샤아르>에는 ‘새로운 시작과 소망’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태워버리는 아픔 뒤에는, 비로소 건강하게 다시 돋아날 ‘거룩한 남은 자’의 생명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지 옷 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불태움’이 그러합니다. 새로움 생명을 여는 과정입니다. 


이 모든 레위기 정결법의 궁극적인 목적지는 진정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율법의 시대에는 제사장이 환자를 멀리서 진단하고 격리했을 뿐이지만, 예수님은 직접 나병 환자에게 손을 대어 그를 고치셨습니다. 부정을 타서 함께 더러워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거룩함이 환자의 부정함을 덮어버리고 생명으로 변화 시키셨습니다. 그러한 주님의 생명력을 충만히 깨닫고 누리며 전하는 모두가 되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사랑과 거룩의 주 하나님.

일상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세밀하게 살피시는 하나님의 시선 앞에 이 아침 우리가 겸손히 섭니다. 저희 마음의 교만과 악한 입술을 주님 앞에 고백합니다. 보혈의 능력으로 씻어 주시옵소서. 죄의 습관들을 성령의 불로 태워 주시고 오직 예수님의 생명으로 가득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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