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7장 “보고 탐내고 가져오다”
2026년 9월 17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여호수아 7장 “보고 탐내고 가져오다”, 94장
여호수아 6장은 여리고 성이 무너지는 놀라운 승리를 목격합니다. 이 때 하나님은 중요한 명령을 내립니다. 여리고 성에 있는 그 어떤 재산도 함부로 손을 대서는 안됩니다. 모두 주님께 바쳐야 합니다. 오늘 읽은 7장은 화려한 승리 직후 벌어진 장면을 보여줍니다. 아이성은 여리고성 보다 비교할 수 없이 작고 약합니다. 당연히 이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비참한 패배를 경험합니다. 그 이유와 의미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1~12절 함께 읽겠습니다.
11 이스라엘이 범죄하여 내가 그들에게 명령한 나의 언약을 어겼으며 또한 그들이 온전히 바친 물건을 가져가고 도둑질하며 속이고 그것을 그들의 물건들 가운데에 두었느니라 12 그러므로 이스라엘 자손들이 그들의 원수 앞에 능히 맞서지 못하고 그 앞에서 돌아섰나니 이는 그들도 온전히 바친 것이 됨이라 그 온전히 바친 물건을 너희 중에서 멸하지 아니하면 내가 다시는 너희와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이스라엘은 치명적인 패배를 경험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주님은 심지어 “다시는 너희와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라고 선언하십니다. 너무나 엄중한 심판 선언입니다. 그들이 하나님이 명령하신 언약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여리고 성을 주님께 온전히 바치지 않았습니다. 성 안에 있는 물건을 함부로 도적질 했습니다.
이런 명령은 자칫 오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마치 돈에 눈이 먼 것처럼 보입니다. 겨우 재산에 조금 손해를 봤다고 흥분하는 옹졸한 존재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만유의 하나님에게 그깟 여리고의 물품 몇 개가 큰 의미가 있지 않습니다. 핵심은 하나님의 속성인 ‘거룩’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임재로 승리한 전쟁의 영광을 인간의 어리석은 탐욕으로 더럽힌 죄악입니다.
그러한 죄악이 찾아온 구체적인 경로를 살펴봐야 합니다. 20~21절 함께 읽겠습니다.
20 아간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참으로 나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 범죄하여 이러이러하게 행하였나이다 21 내가 노략한 물건 중에 시날 산의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이백 세겔과 그 무게가 오십 세겔 되는 금덩이 하나를 보고 탐내어 가졌나이다 보소서 이제 그 물건들을 내 장막 가운데 땅 속에 감추었는데 은은 그 밑에 있나이다 하더라
죄는 우리를 갑자기 집어삼키지 않습니다. 에덴 동산에서 뱀의 모습으로 나타난 악마가 인간을 유혹한 것처럼, 정교하게 마음 속을 파고 듭니다. 범죄를 저지른 아간은 아름다운 외투와 금덩이를 “보고 탐내어 가져왔나이다.”라고 자백합니다. ‘보다’, ‘탐내다’, ‘가져오다.’ 이 세 가지 동작이 매끄럽게 흘러갑니다. 광야의 거친 삶을 살다가 마주한 가나안의 화려한 문명은 몹시 유혹적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진리보다 보이는 화려함을 추구할 때 결국 자신과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죄악으로 빠져듭니다.
아간은 죄의 결과물을 자신의 ‘장막 밑’ 은밀한 곳에 감추었습니다. 그러나 온 땅의 주인이신 하나님 앞에서는 어떤 장막도 가림막이 될 수 없었습니다. 죄를 숨기는 자를 찾아오는 것은 안식이 아니라 ‘괴로움’입니다. 26절을 보면 아간을 심판한 장소를 ‘아골’ 골짜기라고 부릅니다. ‘아간’이라는 이름에서 유래한 일종의 언어유희입니다. ‘아골’은 ‘괴로움’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탐욕을 따른 비참한 결말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나 자신과 공동체의 거룩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하나님 나라 복음을 삶의 기준이자 우선순위로 여겨야 합니다. 내게 주신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음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보이는 것에 연연하는 어리석은 죄악을 물리치고 당장 두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살아계신 주님의 손에 일생을 맡기는 모두가 되시길 축원합니다.
기도
거룩하신 주 아버지,
여리고에서 거둔 커다란 승리 뒤에 숨어든 작은 탐욕이 이스라엘 전체를 아골 골짜기의 절망으로 몰아넣었음을 보았습니다. "보았고, 탐내었고, 취하였나이다"라는 아간의 자백을 저희 입술로 반복하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눈에 보이는 세상의 화려함이 아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복음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저희 개인과 가족과 정배교회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