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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8장 “제사장으로 세우기 위해”

2026-04-09
새벽 묵상

2026년 4월 9일, 정배교회 새벽기도회 설교, 목사 정대진

레위기 8장 “제사장으로 세우기 위해” 찬송가 252, 254장


그동안 레위기는 제사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를 설명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오늘 읽은 8장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대리자인 제사장을 세우시는 엄중하고도 신비로운 현장으로 이끌어 갑니다. 제사장 위임식은 단순히 종교 지도자를 임명하는 예식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머무는 성막과, 죄로 가득한 인간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하는 과정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론과 그 아들들을 제사장으로 세우시기 위해 7일이라는 시간을 요구하셨습니다. 고대 서아시아의 맥락에서 '7'은 완전과 종결을 의미합니다. 이 기간은 인간의 사적인 자아가 죽고, 하나님의 공적 대리자로 재탄생하는 시간입니다. 거룩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성소의 향기로운 냄새, 몸에 닿는 차가운 물, 그리고 끈적한 피의 감각을 통해 신체에 실질적으로 새겨지는 변화입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제사장 위임식에서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있습니다. 첫째는 의복입니다. 출애굽기 28장에 묘사된 제사장의 예복은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성소에 들어갈 장소적 자격'을 부여하는 장치입니다. 제사장은 이 옷을 입음으로써 비로소 거룩한 구역에 진입해도 죽지 않는 존재가 됩니다.


둘째는 관유, 즉 기름입니다. 관유는 제사장의 신분을 거룩하게 구별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매우 중요한 차별성을 발견합니다. 모세는 아론의 아들들에게는 기름을 '뿌렸지만', 아론의 머리에는 기름을 '부었습니다'. 아론은 이 '폭포수 같은 부음'을 통해 성막의 기구들과 동일하게 지극히 거룩한 상태로 격상되었습니다. 관유에 섞인 몰약과 계피의 강렬한 향기는 아론의 온몸에 배어들어, 그가 움직이는 곳마다 하나님의 성품과 임재의 향취를 드러내게 했습니다.


셋째는 ‘위임식 숫양’입니다. 앞선 두 단계, 즉 옷과 기름이 제사장을 '준비'시키고 '성별'했다면, 숫양의 제사는 제사장이 비로소 자기 역할을 수행하게 합니다. 숫양 제사의 핵심 목적은 제사장으로 하여금 '성물을 먹을 자격'을 얻게 하는 데 있습니다. 즉, 제단과 식탁을 연결하는 실질적인 직무의 시작이 바로 이 숫양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 과정의 정점은 숫양의 피를 몸에 바르는 의식입니다. 23절 함께 읽겠습니다.


23 모세가 잡고 그 피를 가져다가 아론의 오른쪽 귓부리와 그의 오른쪽 엄지 손가락과 그의 오른쪽 엄지 발가락에 바르고


'위임식'을 뜻하는 히브리어 '밀루임'은 '손을 채우다'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제사장의 손이 이제 자신의 욕망이 아닌 하나님의 거룩한 직무로 가득 찼음을 의미합니다. 모세는 숫양의 피를 아론과 아들들의 오른쪽 귓부리, 엄지손가락, 엄지발가락에 발랐습니다. 고대 서아시아에서 이런 표식은 소유권을 나타내는 도장이었습니다. 즉, 제사장의 몸에 피로 새겨진 이 표식은 "하나님의 서명"입니다. 제사장은 이제 자신의 의지가 아닌, 하나님의 소유권 아래 움직이는 '제단의 확장판'이자 '살아있는 제단 뿔'이 되었습니다.


이제 제사장 위임식의 가장 중요한 절정은 숫양을 먹는 행위입니다. 31절 함께 읽겠습니다.


31 모세가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이르되 내게 이미 명령하시기를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먹으라 하셨은즉 너희는 회막 문에서 그 고기를 삶아 위임식 광주리 안의 떡과 아울러 그 곳에서 먹고


당시 이스라엘 주변 우상 종교에서는 생명 없는 신상의 입에 음식을 집어넣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신성을 주입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죽은 목석이 아니라, 당신의 대리자인 '살아있는 인간'의 입을 거룩하게 하십니다. 주님은 제사장을 당신의 식탁에 초대하여 거짓 우상이 흉내낼 수 없는, 살아있는 하나님을 드러내는 존재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와 같은 제사장 관련 규정들을 살펴보며 우리가 오늘날의 제사장으로 부름받았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살아계심과 다스림을 드러내는 존재로 우리를 세우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흘리신 피로써 주님의 소유로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하나님과 교제를 나누며 온 세상에 살아계신 하나님을 드러내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소명을 오늘도 기쁨으로 감당하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기도

생명의 주 되신 거룩하신 하나님. 

아론을 구별하여 기름 부으시고 그의 온몸에 주님의 소유권을 새기셨듯, 저희를 그리스도의 보혈로 인 쳐주시고 '왕 같은 제사장'으로 불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모든 말과 행동이 주님의 서명이 담긴 거룩한 도구가 되게 하옵소서. 오늘 하루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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